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파워포인트(PPT) 수업 첫날. 저는 여느 때처럼 간단한 기능 설명과 실습을 반복하며 수업을 이끌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은 단순한 오피스 프로그램 강의를 넘어서, 저와 학생들에게 뜻깊은 깨달음을 안겨주었습니다.
기초 기능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벌어진 일
첫 시간이라 텍스트 상자 삽입, 슬라이드 레이아웃, 배경 디자인 등의 기본적인 기능을 하나씩 익히는 정도로 수업을 구성했습니다. 보통 이 단계에서는 기능 하나를 익히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라, 여유 있게 커리큘럼을 구성했죠.
그런데 교실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의 작업을 살펴보던 중,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장 선생님은 손주들과의 여행 사진을 슬라이드에 정성껏 배치하고 있었고, 오 여사님은 결혼기념일 사진을 배경으로 한 디지털 앨범을 구성하고 계셨습니다. 애니메이션 기능도 가르치기 전인데, 이미 전환 효과를 실험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PPT 보기 좋게 해봤어요” 속에 숨은 진짜 창의력
제가 감탄한 부분은 단지 기능을 빨리 습득했다는 점이 아니었습니다. 학생들의 작업 하나하나에는 각자의 삶이 묻어나 있었고, 그 안에는 분명한 미적 감각과 창의력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들은 그것을 ‘창의성’이라고 여기지 않더군요.
“그냥 보기 좋게 해봤어요.”라는 그 말 속에, 저는 진정한 창의력을 보았습니다. 글꼴을 고르고, 색을 맞추고, 이미지 하나하나를 배치하는 과정은 곧 그분들 삶의 조각이자 이야기였습니다.
슬라이드 위에서 피어난 자부심과 자신감
수업 마지막, 작업한 PPT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 선생님의 ‘정원 이야기’에는 자연에 대한 애정이 녹아 있었고, 이 여사님의 ‘제주도 여행기’에는 따뜻한 가족애가 느껴졌습니다. 발표가 끝날 때마다 박수와 감탄이 이어졌고, 교실 안은 진정한 감동의 공간으로 변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수업 전에는 “나는 잘 못 해요”라고 하시던 분들이 이제는 “다음엔 반려견 이야기로 만들어볼래요”라고 이야기하신다는 점이었습니다. 자신감이 눈빛에서부터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PPT 는 나이와 상관없는 창의성, 기술이 이어주는 표현
우리는 종종 기술을 ‘어려운 것’, ‘젊은이들의 도구’로만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날 수업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기술은 나이를 묻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안에 담긴 삶의 경험이 더해질 때, 더욱 깊은 메시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슬라이드는 더 이상 단순한 발표 도구가 아니라, 이분들에게는 자신을 표현하는 ‘캔버스’가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능력은 어떤 나이에서도 피어날 수 있는 창의성입니다.
PPT 교사로서 되새긴 ‘가르침’의 본질
수백 번의 수업을 진행해온 제게도, 이날 수업은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를 되짚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각자의 삶에 빛을 더해주는 과정이 바로 교육이 아닐까요?
학생들의 PPT 속에서 저는 그들의 삶을 보았고, 그것은 단순한 학습 이상의 가치였습니다. 저는 교사로서 또 한 번 배웠습니다. 창의성은 특정 나이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당신도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나는 창의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단언컨대,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단지 아직 표현해볼 기회가 없었을 뿐입니다. 오늘 이 글이 당신의 창의성을 꺼내는 작은 자극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언제 창의력을 느꼈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경험을 함께 나눠주세요!